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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아브라함 계통 종교의 만남과 분리

     

    유대교와 기독교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두 종교로서, 동일한 신앙적 뿌리와 역사적 유산을 공유하는 '형제 종교'의 관계에 있습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는 서기 1세기 유대 사회 내에서 형성되었으며, 유대교의 전통과 신앙을 바탕으로 발전한 한 종파인 '나사렛파'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 두 종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 차이를 시작으로, 신학적, 교리적,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점진적으로 분화되었습니다.

     

    이 포스팅은 두 종교가 공유하는 공통의 토대를 조명하는 한편, 그들이 결정적으로 분리된 역사적, 신학적 지점들을 분석하고자 합니다. 또한, 신관, 경전, 구원관, 메시아론, 그리고 일상적 관습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차이점들을 종합적으로 제시하여, 두 종교의 본질에 대한 독자분들의 이해를 돕고자 작성 하였습니다.

     

     

    1. 공통의 유산: 공유하는 신앙적 토대

     

    1.1. 유일신 신앙: 야훼(여호와)와 절대적 존재

     

    유대교와 기독교는 세계 고등 종교의 약 55%를 차지하는 유일신 신앙 체계에 속합니다. 두 종교는 모두 '야훼'(Yahweh) 또는 '여호와'(Jehovah)로 알려진 유일한 인격신을 숭배하며, 이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역사를 주관한다고 믿는 신학적 동질성을 가집니다. 신은 존재하지 않는 무(無)로부터 모든 것을 창조한 전능하고 초월적인 존재이자 , 동시에 인간의 역사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계를 맺는 내재적인 존재로 여겨집니다. 이러한 신앙을 통해 두 종교는 다신교와 무신론을 모두 배격합니다.

     

    하지만, 두 종교가 동일한 유일신을 믿는다는 공통점은 동시에 가장 중요한 신학적 차이를 낳는 출발점이 됩니다. 유대교는 하나님을 오직 한 분의 절대적 존재로 믿으며, 다른 어떤 신적 존재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유일신론을 철저히 고수합니다. 반면, 기독교는 동일한 신이 '성부, 성자, 성령'이라는 세 위격으로 존재한다는 '삼위일체' 교리를 발전시켰습니다. 이러한 신적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 차이는 두 종교의 신관을 단순히 '개념의 차이'가 아닌, 신과 인간의 관계 설정 및 구원의 방식 등 모든 교리적 차이의 뿌리가 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1.2. 경전: 구약성경과 타나크

     

    기독교에서 '구약성경'이라 부르는 경전은 유대교의 경전인 '타나크'(Tanakh)와 그 내용적 토대를 공유합니다. 이 경전은 우주의 창조, 인류의 타락, 그리고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대한 서사를 담고 있으며, 두 종교의 신앙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 문헌입니다. 유대교의 '타나크'는 토라(Torah, 율법서), 네비임(Nevi'im, 예언서), 케투빔(Ketuvim, 성문서)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 기독교의 구약성경과 거의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종교는 동일한 경전을 다루면서도 그 구성과 해석에 있어 차이를 보입니다. 유대교는 경전을 역사적 관점보다는 교훈(율법)과 기도로 된 영속적인 가르침으로 간주하며, 특히 '모세 오경'인 토라를 매우 신성시합니다. 반면 기독교는 구약성경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새 언약'을 예고하는 서사적 흐름으로 이해합니다. 또한 기독교의 구약성경은 '역사서'와 '시가서' 등 별도의 분류 체계를 가지며, 일부 교파는 유대교가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는 '외경'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두 종교는 같은 책을 가졌지만, 그 책을 어떤 관점으로 분류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신앙의 방향성이 달라지게 되었습니다.

     

    1.3. 선민 사상과 언약: 공통의 언약 공동체

     

    유대교와 기독교는 모두 하나님이 특정 민족과 맺으신 언약, 특히 아브라함과의 언약을 신앙의 중요한 근거로 삼습니다. 유대교는 이 언약을 통해 유대 민족이 하나님에 의해 선택된 ‘선민’이라는 독점적 정체성을 확립했습니다.

     

    이러한 선민 사상은 두 종교의 선교 활동에 있어 근본적인 차이를 낳았습니다. 유대교는 선택된 민족으로서 그들의 믿음을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며, 원칙적으로 포교 활동을 하지 않습니다. 반면,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맺어진 '새 언약'의 백성은 특정 민족에 국한되지 않으며,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모든 인류를 포괄한다고 가르칩니다. 이로 인해 기독교는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여기며, 적극적인 선교 활동을 펼치는 보편적 종교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동일한 언약 개념에서 출발했지만, 구원의 대상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면서 두 종교의 성격은 완전히 다른 양상을 띠게 되었습니다.

     

     

    2. 역사적 분화의 결정적 지점들

     

    2.1.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 메시아 논쟁의 시작

     

    유대교와 기독교를 가르는 가장 근본적인 분기점은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대한 상이한 관점입니다. 기독교는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이자, 구약 성경에서 예언된 인류의 구원자 메시아로 믿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희생과 부활은 인류의 죄를 대속하는 사건으로 여겨지며, 이를 통해 믿는 자에게 구원이 주어진다고 가르칩니다.

     

    반면, 유대교는 예수를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대교는 그를 단지 '나사렛 출신의 예언자'나 '훌륭한 윤리 교사'로 볼 뿐이며, 여전히 오실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대교의 메시아는 이스라엘을 회복시키고 영광스러운 왕국을 건설할 통치자이므로, 예수가 세상에 지속적인 화평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사실은 메시아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러한 난제에 답하기 위해 유대교는 '두 메시아론'을 발전시켰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고난받고 희생하는 메시아인 '벤 요셉'(요셉의 아들)이 먼저 와서 이스라엘을 위해 싸우고, 이후 영광의 왕국을 건설할 메시아인 '벤 다윗'(다윗의 아들)이 온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상은 기독교의 '고난의 초림 예수'와 '영광의 재림 예수' 개념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한 서사 구조를 가집니다. 이는 두 종교가 근본적으로 같은 경전과 서사를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신앙적 필요에 따라 그 내용을 재해석하고 발전시켰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2.2. 신학적 분리의 심화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대한 관점 차이는 다른 모든 신학적 분리로 이어졌습니다. 유대교가 가장 강력하게 배격하는 기독교 교리 중 하나는 바로 삼위일체입니다. 유대교는 이를 유일신 신앙을 훼손하는 '삼신' 개념이자 우상 숭배라고 간주하며, 하나님의 몸 없는 무형의 존재라는 믿음에 위배된다고 봅니다. 반면 기독교는 하나님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육신의 형태로 세상에 내재하셨다는 성육신 교리를 핵심으로 삼습니다.

     

    또한, 율법의 역할에 대한 견해도 크게 다릅니다. 유대교는 토라에 기록된 하나님의 법이 영원불변하다고 믿으며, 율법의 엄격한 준수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핵심이라고 가르칩니다. 반면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율법을 완성했으므로, 더 이상 율법의 행위가 구원의 조건이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이러한 교리적 전환의 중심에는 '사도 바울'이 있습니다. 그는 율법주의를 비판하고 믿음을 통한 구원을 강조하며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파함으로써, 유대교에서 '배신자'로 여겨지는 동시에 기독교가 세계적 종교로 성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처럼 모든 신학적 차이는 예수의 정체성에 대한 상이한 관점에서 파생된 결과입니다.

     

     

    3. 교리와 관습의 핵심적 차이

     

    3.1. 구원관: 은혜 대(對) 율법

     

    두 종교의 구원관은 상이한 신학적 배경을 바탕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기독교는 인간은 아담과 하와로부터 물려받은 원죄로 인해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존재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구원은 인간의 행위가 아닌,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부활을 믿는 '믿음'(은혜)을 통해서만 주어진다고 강조합니다.

     

    반면, 유대교는 원죄의 개념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그들은 율법의 준수와 선행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구원을 얻는다고 가르칩니다. 이는 토라에 명시된 613가지 계명(미츠보트)을 삶의 규범으로 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기독교의 율법관을 단순한 '폐기'로 보는 것은 완전한 이해가 아닙니다. 기독교는 율법을 구원의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죄를 깨닫게 하는 도구로 재해석합니다. 동시에 십계명과 같은 '도덕적 율법'은 영원히 유효한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는 규범으로 여겨집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으로 '의식적 율법'(제사, 정결례 등)은 폐지되었으나, '도덕적 율법'은 여전히 하나님의 마음을 반영하는 선한 것으로 존중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두 종교의 구원관과 율법관의 차이는 단순한 '유무'의 문제를 넘어, 율법의 역할과 의미에 대한 해석의 차이임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3.2. 일상 속 종교 생활과 관습 비교

     

    두 종교의 신앙적 차이는 일상적인 관습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예배일: 유대교는 창조주가 6일간의 창조를 마치고 7일째에 쉬신 것을 기념하여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까지를 '안식일'로 지키며, 이 기간 동안 노동, 글쓰기 등 일상적인 활동을 엄격히 제한합니다. 반면 기독교는 예수의 부활을 기념하여 일요일을 '주일'로 지킵니다. 안식일이 주일로 변경된 배경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예수의 부활이 안식 후 첫 날, 즉 일요일에 일어났다는 신학적 의미가 중요한 동기가 되었고 , 로마 제국 내에서 유대교와 기독교를 차별화하려는 사회적 노력과, 태양신 숭배일인 일요일(Sunday)을 로마 교회가 수용하여 이교도들과 동질성을 확보하려 한 역사적 배경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321년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일요일 휴업령을 내린 것은 이러한 변화를 확립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주요 절기: 유대교의 주요 절기인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적 사건(출애굽, 시내산 언약 등)을 기념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기독교는 이 절기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구원 사역에 대한 예언적 의미로 재해석합니다. 예를 들어, 유월절(Passover)은 예수의 십자가 수난(고난주간)과 부활절로, 칠칠절(Shavuot)은 성령 강림절인 오순절로 연결됩니다.

     

    음식 규정: 유대교는 '코셔'(Kosher)라는 엄격한 음식 규정을 준수하며, 특히 돼지고기를 금하고 육류와 유제품을 함께 먹지 않습니다. 반면 기독교는 사도행전의 예루살렘 공의회 결정 이후 음식에 대한 율법적 규제를 완화했으며, 대부분의 교단에서 이러한 규정을 준수하지 않습니다.

    4. 공존과 이해를 위한 통찰

     

    유대교와 기독교는 단순히 다른 종교가 아니라, 동일한 신앙의 뿌리에서 출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정체성에 대한 해석 차이로 인해 분화된 '형제 종교'입니다. 신관, 메시아론, 구원관 등에서 두 종교는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를 가집니다. 특히 기독교의 역사를 통해 자행된 반유대주의는 두 종교 관계의 아픈 과거로 남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종교는 동일한 경전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세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해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종교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는 대화와 협력을 통해 미래를 향한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오늘날의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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